Side project/me:mory

#5 유저들은 내가 두 달 공들인 기능을 쓰지 않았다.

jam3317 2026. 8. 30. 19:52
me:mory 프로젝트 · 소중한 사람을 기억해주는 iOS 앱을 혼자 만들고 있습니다.
 아몬드 알레르기에서 시작한 문제 정의
 가입자 절반이 첫날 떠난 이유
 네이버 쇼핑 API 폐지 대응기
 유입 0, 스레드 계정을 새로 판 이유
⑤ 유입 4주 성적표, 훅은 따로 있었다 (이 글)

 

4주 전 글에서 약속을 하나 했습니다. 스레드 계정을 새로 팠고, 4주 뒤에 그 숫자를 공개하겠다고요.

 

오늘이 그 4주째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유입은 만들어졌습니다. 가입자 19명이 35명이 됐고, 스레드 글 하나가 다운로드 10건을 만들었다는 게 앱스토어 데이터로 확정됐습니다.

 

그런데 유입보다 훨씬 큰 걸 발견했습니다. 새로 들어온 유저들의 한 달치 행동 데이터를 전부 뜯어봤는데, 17명 중에 제가 두 달 동안 공들여 만든 기능을 쓰러 온 사람이 0명이었습니다. 

 

이 글은 그 성적표와, 그래서 내린 결정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1. 글 하나가 다운로드 10건을 만들었다

먼저 약속한 숫자부터.

앱스토어 커넥트의 유입 소스 데이터가 이번 주에 쌓였습니다. 최근 90일 최초 다운로드 45건의 출처는 이렇습니다.

  • 검색 21건: 부제에 넣은 키워드("지인 생일" 등)가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 앱 추천 방문 20건: 이 중 Threads가 10건, 카카오톡 공유가 9건
  • 탐색 4건, 웹(랜딩) 추천 0건

특히 8월 4일 밤 9시 반에 첫 링크 글을 올렸는데, 그날 다운로드 스파이크 6건이 게시 시각과 정확히 겹칩니다. "스레드가 실제로 다운로드를 만드는가"라는 4주 전 질문에는 라고 답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그래프를 자세히 보면 더 중요한 게 보입니다. 한 달 신규 17명이 고르게 온 게 아니라 두 덩어리로 왔습니다.

  • 8/4~8/10: 10명 (스레드 글을 올리던 기간)
  • 8/11~8/16: 0명 (글을 안 올린 기간)
  • 8/22~8/30: 6명 (검색 위주로 재개)

8월 일별 신규 가입. 글을 올린 구간에만 막대가 선다

 

 

글을 멈추자 유입도 같이 멈췄습니다. 6일 연속 0명.

 

채널이 생긴 게 아니다.
글을 올리는 동안만 수도꼭지가 열린다.

 

 

유입은 자산이 아니라 리듬이었습니다.

 

그런데 진짜 이야기는 유입된 다음부터입니다.


2. 들어온 17명은 어디서 멈췄나

신규 17명의 퍼널을 뽑았습니다.

사람과 기억까지는 오는데, 약속(달력)에서 82%가 멈춘다

 

 

me:mory의 핵심 경험은 "약속을 저장하는 순간, 그 사람에 대한 기억이 편지로 도착하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달력에 약속을 등록해야 하는데, 여기서 82%가 멈췄습니다.

 

저는 지난 두 달 동안 달력에 공을 들였습니다. 시간·기간 설정, 알림, 홈 위젯 네 종류, 달력 공유까지. "달력 앱의 기본기가 안 되면 갈아탈 이유가 없다"는 논리였고, 그 논리 자체는 지금도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신규 유저들이 온보딩에서 처음 등록한 사람과 첫 기억을 하나하나 읽어보니, 이 사람들이 왜 왔는지가 보였습니다. 세 부류였습니다.

  • 생일 장부형: 지인 여러 명을 생일과 함께 좌르륵 등록
  • 근황 아카이브형: 한두 명에게 근황·취향 기억을 수십 개씩 축적
  • 선물 취향형: "갖고 싶어 하던 것" 위주로 기록

셋 다 "기억해두고 챙기고 싶다"는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셋 중 어디에도 "달력을 원해서 온 사람"은 없었습니다. 0명.

달력은 내 로드맵에 있었지,
유저의 유입 동기에는 없었다.

3. 인터뷰 364회, 편지 3건

그럼 들어와서 뭘 했느냐.

 

2편에서 발견했던 게 하나 있습니다. 아하 모먼트 = 애정 × 망각인데, 신규 유저는 망각이 0이라 편지가 감동일 수 없고, 대신 "알아가기 인터뷰"(앱이 그 사람에 대해 질문하고 답을 기억으로 쌓는 기능)가 즉시 보상 역할을 하더라는 것. 그때는 표본이 작아서 조심스러웠는데, 한 달치 데이터가 이걸 압도적으로 확인해줬습니다.

  • 인터뷰 실행 364회 (외부 유저만 186회, 11명), AI 기능 중 독보적 1위
  • 인터뷰로 쌓인 답변 238건
  • 반면 핵심 경험이라던 편지는 외부 유저 기준 한 달에 3건

 

왼쪽이 유저들이 364번 연 인터뷰, 오른쪽이 3건 도달한 편지. 편지에 담긴 챙김말도 결국 인터뷰가 쌓은 기억에서 나온다

 

 

푸시 알림 데이터도 정확히 같은 말을 합니다.

 

콘텐츠형 푸시("오늘의 질문" 등)는 한 달 257건을 보내서 오픈률 4.3%. 그런데 이게 전체 발송의 76%였습니다.

 

다정함이 아니라 소음을 보내고 있던 겁니다. 반면 유저의 행동에 반응하는 트랜잭션형 푸시(팔로업 100%, 만난 날 밤 40%, 약속 아침 38%)는 잘 열렸습니다.

 

솔직하게 적어야 할 것도 있습니다. 편지를 받은 유저에게 "몰랐던 게 있었어요?"라고 묻는 피드백을 붙여뒀는데, 응답 8건 중 "몰랐던 게 있었어요"는 0건이었습니다. 앱의 존재 이유라고 믿었던 아하 모먼트가 아직 데이터로 증명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변명하자면 응답자 대부분이 기억을 담은 직후라 망각이 쌓일 시간이 없긴 했습니다. 2편의 공식 그대로요.)

 

그리고 마지막 조각. 인터뷰를 폭발적으로 쓴 유저들의 공통 패턴이 있었습니다. 

 

가입 당일 인터뷰로 기억을 39개까지 쌓고, 다음날 안 옵니다. 훅은 확실히 걸리는데, 그 다음이 없는 겁니다.


4. 그래서 내린 세 가지 결정

여기까지 놓고 결정을 내렸습니다. 

 

① 달력 축 신규 투자 동결. 

 

버그와 유지보수만 합니다. 걷어내지는 않습니다. 편지에 도달한 3명이 정확히 리텐션 상위 3명이라, "만남 시점" 정보와 편지라는 출구는 여전히 이 앱의 심장입니다.

 

편지가 심장인 이유. 알레르기는 항상 맨 위에, 잊지 않도록

 

 

다만 심장으로 가는 관문을 넓히는 데 더 투자하지 않고, 유저가 실제로 걸어 들어온 문에 투자합니다.

 

 

② 승부처는 인터뷰 다음 48시간. 

 

인터뷰는 첫날의 몰입을 태우는 훅이지 리텐션이 아니었습니다. 인터뷰가 만든 자산(기억 39개)이 48시간 안에 유저에게 되돌아오는 첫 경험을 설계합니다. 쌓기만 하고 돌려받지 못하면, 유저 입장에선 그냥 재밌는 설문이었던 거니까요.

 

 

③ 본질은 새 기능이 아니라 배달 채널. 

 

뜯어보니 "인터뷰 다음"에 해당하는 기능(팔로업 질문, 취향 추측, 오래된 기억과의 재회)은 이미 다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죽어 있던 건 기능이 아니라 배달입니다. 푸시 허용률 47%, 홈 재방문 부재가 그 증거입니다.

 

그래서 다음 작업은 신기능 개발이 아니라 배선 공사입니다. 콘텐츠형 푸시는 줄이고(오픈 4.3%짜리에 예산의 76%를 쓸 이유가 없습니다), 인터뷰 직후에 알림을 켤 이유를 주고, 다음날 아침 "어제 알려주신 걸로 이런 걸 알아냈어요"를 배달합니다.

 

한 달 전의 저였다면 이 결정이 아팠을 겁니다. 두 달치 작업을 "동결"이라고 부르는 거니까요. 그런데 데이터를 다 보고 나니 오히려 홀가분했습니다.


이번 달의 교훈 세 가지

  1. 유입은 채널이 아니라 리듬이다. 스레드 계정을 만든 날이 아니라 글을 올린 날에만 유저가 왔다. 8/11~16 게시 공백 = 신규 0명이 그 증거.
  2. 퍼널보다 먼저 "누가 왜 왔는가"를 봐야 한다. 퍼널은 어디서 멈췄는지만 알려준다. 유저가 처음 등록한 데이터를 읽어야 애초에 뭘 원해서 왔는지가 보이고, 그래야 훅이 보인다.
  3. 검증된 훅 하나가 미검증 가설 열 개보다 낫다. 인터뷰 364회는 사실이고, 편지의 아하는 아직 가설이다. 투자는 사실 위에 한다. 단, 가설을 버리는 것과 순서를 미루는 것은 다르다.

다음 글은 "인터뷰 다음 48시간"을 실제로 어떻게 설계했는지, 그리고 신규 유저의 다음날 복귀율이 움직였는지입니다. 지금 기준선은 18%이고, 목표는 40%입니다. 이번에도 숫자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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